[전지적 팀원 시점] 당신은 왜 스타일쉐어에서 7년을 일했나요?

보민 개발자는 스타일쉐어 창립 이듬해인 2012년 입사해, 무려 7년 간 안드로이드 개발을 맡아왔습니다. 이직이 잦은 스타트업에서는 정말 드문 일이죠? 특히 개발 업계에서는 더더욱요.

대화를 나누다보니 보민님이 직접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집 짓는 개발자라니, 뭔가 멋지네요. 아무것도 없는 맨땅 위에 뼈대를 세우고 차곡차곡 집을 한 채 지어 올리는 일은, 보통의 담력과 도전 정신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일 겁니다.

그런데 스타일쉐어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무려 5년 동안이나 안드로이드 앱을 혼자 개발하며, 팀과 유저들이 원하는 모양대로 서비스를 조형해왔죠. 2019년 7월 현재까지, 보민님이 스타일쉐어에서 7년이 넘도록 계속 일하고 있는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입사 4개월 차인 저도 그 이유가 아주 궁금했거든요.

안드로이드셀 승용님과 보민님

l 2012년도에 입사하셨다고요. 그럼 몇 호(?) 팀원이었나요.

들어왔을 때는 여덟, 아홉 번 째 정도?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안 나요. 현재 남아있는 개발자 중에서는 두 번 째로 오래됐어요.

l 2012년에는 ‘스타트업’이라는 용어도 잘 안 쓰던 시기였잖아요? 열 명도 안 되는 팀에 들어온다는 게 상당한 모험이었을 것 같은데.

그랬죠. 스타트업이 쏟아져 나오고, 많이 망하기도 했던 시기였어요. 제가 스타일쉐어 공고를 발견했던 채용 포털조차 망해서 지금은 사라졌어요. 당시 스타일쉐어 채용 공고에 ‘쿼리를 직접 뽑는 마케터’, ‘개발하는 디자이너’ 라는 표현이 있더라고요. 재밌는 팀이네 싶었어요.

l 들어와서 보니 상상만큼 재밌는 조직이었나요.

실제로 개발을 복수 전공한 디자이너가 계셨고, 쿼리를 직접 뽑는 마케터도 있었어요. 또 전 회사에서는 대기업에 납품할 솔루션을 개발했었는데, 사용자 피드백을 제한적으로 전달받을 수밖에 없었거든요.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용자 피드백을 접해야 하는데, 엄청 심각한 사고가 터졌을 때만 저희에게로 소식이 들어왔어요. 보상 없이 일만 들어오는 것 같아 답답했죠. 스타일쉐어에 오고 나서는, 사용자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았어요.

팀원이 30명이 채 안되던 시절의 스타일쉐어 

l 그 후로 5년 간 안드로이드 앱을 혼자 개발하셨다고 하던데, 지난한 과정이었겠네요.

장단이 있어요. 혼자 작업하면 편하긴 해요. 커뮤니케이션 규칙을 세우지 않고,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정체되어 있는 느낌이 오더라고요. 내가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하고요. 다른 개발자들이랑 협업하면 커뮤니케이션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긴 하지만 장점이 분명히 있거든요.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고요. 그때 쯤 같이 일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l 최근 들어 개발자 채용을 활발히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작년 말부터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채용에 보수적이었습니다.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단계였기 때문이에요. 사실 사람이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일이 줄 거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최대한 작게 효율적으로 일하자는 주의였죠. 최근 들어 회사 기조가 달라졌어요.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해 개발 인력이 많이 필요해졌어요.

l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를 비교해도 조직의 일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죠?

개발팀, 디자인팀, 기획팀 등으로 나누어져 있던 조직이 스쿼드 체제로 모양을 바꾸었어요. 좀 더 목적 지향적으로 기민하게 움직이기 위해서요. 현재 8개의 스쿼드가 조직되어 있고, 저는 그 중 스토어, 검색 스쿼드 두 곳에 속해있습니다. 하반기에 스토어 홈 개편, 카테고리 확장, 검색 결과 로직 개선 등 다양한 변화가 있을 예정이에요.

l 여러모로 크고 작은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이네요. 2012년부터 지금까지도 스타일쉐어 서비스가 참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 과정에서 제일 어렵고 두려웠던 프로젝트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2015년 스토어 오픈 때이겠죠. 굉장히 힘들었어요. 거의 한 달 내내 개발을 했는데도 시간이 촉박했거든요. 커뮤니티 기반 서비스에 수익 모델을 붙이는 작업이었는데, 배운 것도 굉장히 많았죠. 커뮤니티, 커머스는 서비스 자체도 그렇지만 개발 측면에서도 성격이 완전히 다르거든요.

커뮤니티는 사용자의 액션과 콘텐츠에 집중한다면 커머스는 구매 전환, 즉 매출이 중요한 영역이죠. 돈에 관련한 일이다 보니 굉장히 신중했고, 절대 실패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 속에 작업했던 것 같아요. 집이 2시간 거리라서 재택을 자주 했는데,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새벽 3~4시에 자는 게 일상이었습니다.

l 첫 결제가 발생했을 때 무지 기쁘셨겠어요. 

그때는 몇 명 안 됐을 때니까 다 같이 사무실에 모여서 신나했죠. 첫 이벤트 상품이 아디다스 운동화였는데 팀원들도 막 샀어요. 아직도 집에 있는데, 못 버리겠더라고요.

l 아까 ‘실패하면 절대 안된다는 압박감’ 속에 작업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프로젝트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스타일쉐어 1.0에서 2.0으로 넘어갈 때였어요. 앱이다 보니 첫 화면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인기 콘텐츠 기반으로 구성된 첫 화면을, 팔로워 콘텐츠 기반으로 바꾸어보자는 큰 결정을 내렸죠. 더 다양한 유저들의 콘텐츠를 보여주자는 목적으로요.

그랬는데, 당시 평점이 2.0으로 떨어졌어요. 왜 그런가 살펴봤더니, 사용자를 팔로워하지 않은 채 스타일쉐어를 쓰는 사용자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거예요. 팔로워가 없으니까 앱을 켰는데 빈 화면이 뜬다는 거예요. 데이터 분석 없이 감으로만 ‘이게 더 낫겠군’이라고 판단했던 게 화를 부른 거죠.

l 듣기만 해도 마음이 괴로워요. 당시 팀 분위기는 어땠나요.

다들 ‘이거 어떡하지?’ 싶었어요. 쓰디쓴 실패였지만 덕분에 큰 교훈을 얻었어요. 당시 회고를 통해서 ‘의사 결정은 반드시 데이터 기반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거든요. 실패하더라도 꼭 회고를 통해서 개선점을 찾는 것이 스타일쉐어 팀의 좋은 문화입니다.

l 개발자 입장에서 스타일쉐어 팀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단 스타일쉐어는 유일무이한 생태계 구조를 가진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커머스 서비스이지만 동시에 커뮤니티이기 때문이에요. 이 두 생태계 구조가 잘 순환되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유니크한 통찰력을 쌓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개발 문화가 정말 좋습니다. 저희끼리 늘 하는 말이 ‘일단 해보자! 안되면 돌리자!’예요. 그래서 새로운 언어 도입에 대해서도 개방적입니다. 예를들어 스타일쉐어는 코틀린 언어를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굉장히 빠른 시기에 도입했어요. 사실 개발 과정에서 새 언어를 도입한다는 것이 굉장히 큰 결정이거든요. 중간에 지원이 중단될 수도 있고, 채용할 때에도 중요한 문제니까요. 그때에도 CTO님과 논의한 다음, 일단 해보자! 는 마인드로 도전을 했어요. 즐거웠던 기억이예요. 지금은 작업의 70%를 코틀린으로 하고 있습니다.

l 보통 새로운 걸 도입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을 때, ‘하고 있는 거나 잘해’라는 냉담하게 반응하는 조직도 많잖아요. 

저희 팀에서 그런 얘기는 아무도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개발팀은 2주에 한 번 씩 스프린트 회의를 하고 있는데요. 초기에 스프린트 방식이 안맞는 개발자들이 다른 방법론을 제안하기도 했어요. 방법론은 팀 차원의 굵직한 결정 사안인데도, 그런 식의 개인적 문제 제기가 굉장히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예요. 결국 스프린트에 정착하긴 했지만, 개개인의 의견을 묵살하지 않고 적어도 ‘1주일 시범 운영’과 같은 방식으로 함께 검토해보는 식이에요.

l 개발팀의 의사 결정 분위기를 한 단어로 말한다면 무엇인가요? 

‘끝장토론’이라고나 할까요. 연차는 정말 상관없어요. 대신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가지고 팀을 설득시켜야 하는 분위기예요. 의사 결정이 다소 느려질 수 있지만, 저는 스타일쉐어의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요. 일단 정해지면 쉽게 결정을 바꾸지도 않고요.

l 성격적으로는 어떤 개발자분들이 스타일쉐어에 맞다고 생각하세요?

기본적으로 토론을 좋아하는 분들이요. 자기 의견을 이야기 하고, 거기에 대한 반박도 잘 수용할 줄 아는 분이 잘 맞을 것 같아요. 설득을 잘하고 동시에 옳은 의견에 설득도 잘 당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해요.

l 스타일쉐어는 재택근무가 자유롭게 이뤄지고 있어요. 보민님도 통근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시죠? 

네, 왕복 네 시간 정도예요.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 재택근무를 자주 활용하고 있어요. 대신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해요. 스타일쉐어는 팀원들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지향하는 조직이예요.

여기에는 물론 책임이 뒤따르죠. 회의가 있거나, 꼭 대면으로 이야기할 사안이 있다면 당연히 출근해요. 그렇지 않고 집 혹은 다른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스스로가 판단할 때에는 제도를 활용하는 식이죠.

l 개발자를 떠나 한 명의 팀원으로서, 스타일쉐어에서 이렇게 오래 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를 자극해주는 동료들 덕분인 것 같아요. 늘 곁에서 새로 나온 기술을 활용해보거나, 자기만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공부하고 있는 팀원들이 많아요. 그런 걸 보고서 저도 게을러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죠.

스타일쉐어 개발자 보민님이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 개발자는,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개발자  제가 사용자와 거리가 가까운 클라이언트 개발자여서 그런지, 함께 일하는 사람은 사용자의 입장에서 사용자에게 더 좋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일할 수 있을 지 고민할 수 있는 사람  스타일쉐어 개발팀은 주어진 일을 완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회고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목표에 맞게 더 잘,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항상 토론합니다. 이런 분과 계속 같이 일하고 싶어요. 이런 문화를 겪어 보고 싶으신 분들도 환영합니다.

 스타일쉐어의 자율 문화를 잘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  스타일쉐어의 문화는 자율과 신뢰라는 단어로 잘 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팀에서는 스스로 정한 업무의 목표와 일정을 지키기만 한다면, 일하는 방법, 장소, 시간에 대한 부분은 모두 개인에게 맡깁니다. 이런 문화를 잘 이해하고 지켜줄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정 새롬

스타일쉐어에서 커뮤니케이션 팀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