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쉐다운프로젝트] Z세대는 ‘선물하기’말고 ‘선물좀요(당당)’ 합니다

며칠 전 배달 음식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코로나 끝나면 밥 먹자’고 한 세 번 정도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친구가 평생 못 만날 것 같았는지 밥 챙겨 먹으라고 배달앱 선물 쿠폰을 보내왔더라고요. 불가피한 물리적 거리가 무엇으로든 마음을 전하고 싶게 만드는 걸까요? 커피, 향수를 넘어 주식과 보험에 이르기까지 정말 모든 것의 선물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규모가 3조 5천억 수준으로 추정되는 온라인 선물 시장에, 분야를 막론한 모든 기업이 뛰어들고 있는 것이지요.


I 스쉐 결제자 중 40대가 11%나 된다고?


스쉐에 온라인 선물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2020년 12월 진행한 팀 워크샵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남들이 다 하니까 우리도 해야 한다는 식의 의사 결정은 없었습니다. 유저들의 행동을 관찰하던 중 발견한 특이 현상이 첫 시작점이 되었죠.

 “왜 Z세대 플랫폼인 스타일쉐어에서 구매자의 11%가 40대인 걸까?” 

작년 9월부터 11월 까지의 연령별 구매자 데이터를 보면 당연하게도 25세 이하가 85%를 차지합니다. 그런데 그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40대 구매자입니다. 구매 스쿼드 팀원들은 바로 이 점에 착안해 하나의 가설을 세웠습니다. 바로바로,

 엄빠찬스의 힘! 💪

유저 구매 행동에 관한 가설 + 직계 가족이라도 6명 이상 모임이 금지되었던 당시의 거리두기 상황을 반영해 구매 스쿼드 팀원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스타일쉐어에서는 ‘선물하기’ 기능이 아닌, ‘선물요청’ 기능이 필요하다!” 

민망하게 대놓고 갖고 싶은 선물을 요청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을까 싶으실 수 있어요. 그런데 캐릿 보도에 따르면 요즘에는 특정 기념일이 다가오면 기프티콘 위시리스트를 채워놓는 방식으로 선물을 주고받는 방식이 딱히 유별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또 X세대 부모의 구매 의사 결정권이 Z세대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가 있어요. Z세대는 한 가족의 구매 결정에 있어서 가장 높은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인 셈이죠.

이런 보도들이 나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선물요청 기능을 내놓았을 때 스쉐러들이 많이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확신이 안 설수록 빠른 시도와 회고가 중요한 법이지요! 구매 스쿼드 팀원들은 설 시즌 출시를 목표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I 작업 2주 만에 출시해버렸습니다


떨어져 있는 가족 간에 설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당 시즌에 맞춰 출시할 필요가 있었기에 아래와 같은 신속한 작업 타임라인이 꾸려졌습니다.

실제 8명의 구매 스쿼드 팀원들이 모여서 작업할 수 있었던 시간은 단 2주였는데요.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머리 속에만 존재했던 아이디어를 실제 기능으로 구현해낼 수 있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소통 : 드라마 현장에 쪽대본이 있다면 스쉐에는 쪽가이드가 있었다]
👩‍🏫 이주빈 PO : “급한 일정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해서는 처음단계부터 작업자와 같이 빌드업을 해갔어야 하는데, 초반에 제가 작업을 모두 다 해놓고 시작을 하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중간 과정 이후부터는 작업자와 함께 빌드업을 하면서 이 스펙은 빼고, 이 스펙은 넣자! 라는 의사결정을 함께 했어요. 타 팀원 분들이 제가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제안을 주셨어요. 매일의 데일리미팅 때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자세히 말하는 방식으로 업무 가시성을 높였고요.”

👩‍🎨 김나혜 디자이너 :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주빈님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한 30분 간격으로 주빈님을 계속 불렀던 것 같아요. (주빈님 이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빈님 이거는 이렇게 하면 어때요? 주빈님 이것도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이렇게 정해진 것들을 주빈님이 실시간으로 기획안 문서에 업데이트 해주셨는데, 30분 단위로 기획안이 점점 탄탄해지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게 너무 웃기면서도 뿌듯하기도 하고. 꽤 신선한 경험이었어요.선물 요청자에게 필요한 페이지와 선물 결제자에게 필요한 페이지 양쪽 모두를 디자인해야 했기에 디자인 가이드는 일단 완성되는 것 부터 차례차례 전달했어요. 드라마 쪽대본처럼요. 저희는 쪽가이드라고 불렀어요ㅎㅎ.”

[👧유저 : 메이커 입장이 아닌 유저 입장에서 가장 재밌고 편한 방식으로 ]
김나혜 디자이너 👩‍🎨 : “가장 중점을 두어 고민한 지점은 선물 요청자와 선물 결제자의 시나리오에 따른 가장 자연스러운 UX는 무엇일까? 였어요. 선물하기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많지만 선물을 조르는 기능은 다소 생소한 기능이라 UX를 참고할만한 다른 서비스도 거의 없었고요. 선물을 요청하는 주 사용자층은 부모님께 구매를 조르는 10대와 친구들과 가볍게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20대를 타깃으로 잡고, 선물 결제의 주 사용자층은 10대의 부모인 40대, 그리고 요청자의 또래인 10-20대를 예상했어요.

Z세대에게도 선물 요청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처음 이용할 때에는 여러 허들이 있을 텐데, 결제자인 부모님 세대에겐 당연히 이 기능이 더욱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스타일쉐어가 부모님 세대들이 평소 사용하는 쇼핑 서비스도 아니고, 선물좀요는 돈이 나가는 결제 페이지다 보니 이 기능에 대해 더욱 보수적일 것 같더라고요. 이 낯선 경험에 대한 불안함을 지울 수 있도록 허들을 최소화 하여 선물을 요청, 결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어요. 회원가입 없이도 구매가 가능한 비회원 구매 기능을 제공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요.”

선물요청 프로세스

이주빈 PO 👩‍🏫 : 아직 선물 하는 것보다 선물 받는 일이 더 많은 스쉐 주유저층을 고려하여 선물 요청하기 기능을 구현했어요. 예를 들어 10대들은 개성이 뚜렷하고 자기표현을 명확히 하는 편이기 때문에, 온라인 의사소통을 할 때도 이모티콘보다 이모지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걸 참고해 선물 요청 시 보내는 카드에도 이모지를 활용할 수 있게 했어요.

김나혜 디자이너 👩‍🎨 : 선물요청 2.0에서는 장바구니에서만 가능하던 선물 요청이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도 가능하게 되었고요. 선물 요청할 때 요청 메세지를 적을 수 있는 카드를 추가하였어요. 2.0에서는 1.0에서보다 요청자, 결제자 양자에게 ‘결제’라는 심리적 허들을 낮춰주고 ‘선물’하는 행위에 대한 감성적 경험을 높이고 싶었는데, 메세지 카드가 그 역할을 도와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결제를 완료하면 요청자는 결제자에게 추가로 선물 감사 카드를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습니다. 선물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한 번 더 전하는 거죠. 감사카드는 메세지를 직접 작성하지 않아도 4종류의 감사 메세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보낼 수 있어서 더 간단해요.

[🙌🏻같은 목표 : 유저에게 전달할 가치에 집중하여 모든 팀원이 한 마음으로 ]
김효석 개발자 👨‍💻 : “오픈 예정일 이틀 전에 급하게 기능을 수정 했던 일화가 기억나요 원래는 결제자가 요청받은 선물을 결제 할 때 결제자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오픈이 다가와서 여러 테스트를 해보니 결제자가 만약 핸드폰 번호를 잘못 입력했을 경우 문제가 생길 것 같더라고요. 잘못 발송된 알림톡에 핸드폰 번호만 입력하면 주문한 상품 정보를 볼 수 있고, 결제 건을 취소도 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 문제를 출시 바로 이틀 전에 제기했었어요.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 모여서 빠르게 다시 논의 했고 휴대폰 번호 대신 결제 비밀번호를 입력받고, 요청자와의 1:1 채팅창에서 결제내역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3~4시간 만에 수정본을 완성했어요. 이 과정에서 조직적으로는 메이커들에게 지금 하는 일의 의미들을 계속해서 얼라인 시키고 문제에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게 참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요. 작업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 꾸준히 서로서로 말하지 않으면 이렇게 빠르게 수정해야 하는 일들은 메이커에게는 그저 화나는 일로만 다가왔을 듯 해요. 다행히도 유저의 불편과 위험을 줄여주려는 태도가 모든 팀원들에게 있었던 것 같아요.”

김나혜 디자이너 👩‍🎨 : 배포 전 QA(Quality Assurance)기간에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서 스쿼드 구성원분들 전원을 초대해놓고 다 같이 QA를 한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보통 QA는 기획자와 디자이너만 진행하는 편인데 선물좀요는 모든 스쿼드분들이 QA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선물 요청부터 결제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테스트 해주셨어요. QA 인원수가 늘어나니 ‘동시에 여러 명한테 같은 선물 요청 링크를 뿌리면?’ ‘한 상품을 동시에 2명이 결제하면?’ 과 같이 흔히 일어날 법한 엣지 케이스들을 발견하고 문제를 대비할 수 있었어요. 기획자와 디자이너 둘이서는 발견하지 못했을 여러 문제들을 빠른 시간 안에 수집할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이 기능 QA를 도와주시니, 저는 디자인QA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요.

아마 QA를 혼자 했다면 나에게 공유하기를 통해서 가이드와 다른 점은 없는 지 정도만 살펴봤을 거예요.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선물 요청 링크를 보내고 그 분이 결제할 때 까지 기다렸다가 또 결제를 취소하는 걸 봤다가 하면서, 실제로 선물좀요 기능을 사용할 사용자에게 조금 더 이입하게 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체적인 플로우를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되더라고요. (이때 발견한 아쉬운 부분들은 선물좀요 2.0에 일부 반영되기도 했어요.) 저희 스쿼드는 인원이 많아 모든 인원이 하나의 프로젝트에 투입되지는 않거든요. 근데 이때는 모두가 하나의 프로젝트에 몰두하니 한 팀으로 일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한껏 사기 충전되었던 것 같아요. 스쿼드 체제의 시너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좋은 협업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선물요청 QA는 구매 스쿼드 팀 뿐 아니라 타 팀원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진행되었습니다 🙂


I 전체 매출액의 1% 목표 달성!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완성한 선물요청 기능은 지난 4월에 2.0 버전을 배포하는 등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1차 오픈 시 4.74%로 다소 낮았던 결제전환율을 결제 프로세스와 UI를 개선해 5월 기준 28.5%까지 약 7배 끌어올렸습니다. 또 당초 목표치로 잡았던 전체 매출액의 1% 수준을 4월달 2차 오픈 시에 돌파했고요. 5월 중순 기준 선물요청 매출액은 전체 대비 1.3%이며, 6월 현재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Z세대 스쉐러들이 어떤 선물을 받고 싶어했는지도 알아볼까요? 1위와 3위는 각각 지프와 언리미티드의 플리스 자켓이 차지했습니다. 2위는 스쉐의 베스트셀러인 일오공칠 스쿨팩 양말이었어요. 세 가지 아이템 모두 교복에 코디할 수 있는  ‘교복템’ 이라는 것이 재밌는 점입니다.

🎁 선물요청 기능의 스쉐다운 포인트

☑︎ 엄빠찬스라는 구매 패턴을 읽어 ‘선물하기’가 아닌 ‘선물요청’ 기능으로 기획
☑︎ 부모님들의 낯선 결제 경험 허들을 낮추기 위해 ‘비회원 구매’ 가능하도록 설계
☑︎ 이모지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10대들을 위해 ‘선물 요청 카드에 이모지 삽입’
☑︎ 선물을 받고 난 후 다시 한 번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선물 감사 카드’ 제공

스타일쉐어의 선물요청 기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유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마음을 주고받는 경험을 설계해나갈 예정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김나혜 디자이너의 코멘트로 포스팅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

“스쉐의 선물요청이 상품 링크를 보내고 결제를 해주는
단순 기능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선물을 받고 싶은 사람과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 간의
즐거운 상호 교류의 경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정 새롬

스타일쉐어에서 커뮤니케이션 팀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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